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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상하게 잠시 침묵이 흐른다. 그들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. 못하 덧글 0 | 조회 20 | 2021-04-21 11:41:14
서동연  
이상하게 잠시 침묵이 흐른다. 그들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. 못하는 것일까 안하는 것일까?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. 입안이 바싹 말라붙은 것 같아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.나는 계속 어린아이처럼 끙끙거리며 우는 소리를 내고는 더더욱 남편의 품 속으로 파고 들었다. 피곤하고. 지친다. 그리고 다시 발목이 아파오기 시작한다. 남편. 그래. 좋다. 누군가 내가 이토록 힘들 때 내 옆에 있어준다는 것은 비록 그 남편이 나를 죽이려 했었을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라고 한다고 해도. 아니 그렇지도 않을 것이지만. 아니. 아니. 어쨌든. 어쨌거나.지은이: 이우혁언뜻 몸을 일으키다가 파리한 내 얼굴을 확인하고 싶어진다. 그래서는 안 된다. 거울? 거울은 없다. 그래. 그대신 땅바닥에 굴러다니는 저 철제 쟁반이 있다. 그걸 집어들고는.그러나 나는 그것을 용납해주지 않았다. 그때의 나는 신이었다. 그래. 나는 다시 한 번 원망하는 눈길을 섞어 또 다른 눈물줄기를 방출했고 그 눈물이라는 사실 앞에서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익사해 버렸다. 내 눈물이 바로 사실이었다. 말이 필요없었다.좋은 성적을 내어서 나로서도 알 수 없는 시험문제의 답을 미리 추구하고 무엇에 쓰는지 어린 나이로서도 전혀 예측조차 할 수 없는, 단지 한가지 이유만을 따진다면 타성적이고 복종적으로 이러한 쓸모없는 일일지라도 권위가 시키는 일이라면 하라!!!고 외치는 말을 계속 사방에 울리게 하는 목적 이외의 다른 것은 찾을 수 없는 것들을 외우는 데에 그 머리를 쓰지는 않았으니까.남편의 일기는 우리들의 결혼 이후, 1달 뒤 정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.이상한 일들은 계속 생겼다.서둘러 나가보았으나 그 가엾은(내가 예뻐하는 것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불쌍하다.) 것은 이미 죽어있다.아아. 그때도 그랬다. 잘 끝나는 줄 알았다.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. 성숙이. 나 때문에 성숙이는 남자아이 하나와 싸우기 시작했다. 나 때문에. 내 아픔을 동정해 주려다가. 그래. 남자아이가 성숙이의 뺨을 때렸다.윗옷을 다시 집어든다. 옷장에 넣고
다시 자고 싶다. 아까의 꿈은 무서웠지만, 그래도 마지막에 오래 전의 기억을 다시 일깨울 수 있었는데. 그래도 남편의 팔이 그립다. 다시 잠이 들어도 무섭지 않다. 잠이 들면 또 남편이 깨워주겠지. 점점점 몸이 목욕 물 속에 들어가는 듯 나른하게 풀린다. 다시 잠이 오는 가보다.선생님의 마지막말은 메아리가 되어 귓전에서 날뛰고 있다. 네가? 내가. 래 내가. 왜 내가 아니면 안되는가? 왜 나만이 말을 해야 했던가? 그런데 내가 그때 무슨 말을 했었지? 아아, 정말 그 것만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!사실대로. 사실대로. 사실대로.어서 달려! 더! 더! 호호호호호!!!아마도 누군가가 링겔병을 치우고 이불을 폭 덮어준 것으로 생각하겠지 좌우간 한발로, 그리고 몹시 쇠약해진 몸으로 움직이려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. 그러나 참을 수 있다. 참아야 한다. 자. 됐다. 이제는 비명을 지르자 너무 심하지 않게. 그러나 담당 간호사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.그리고 얼굴이 피범벅이 된 남편의 얼굴이 세 개. 그리고 촛점없는 멍한 눈의 카나리아들 모두가 소리내어서 깔깔 웃는다. 그리고 날아가던 내 몸은 춤추는 면도칼들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. 그리고 조각조각으로 잘라져서 사라져간다.사실 내가 겪은 일들은 아무 것도 아니었는지도 모른다. 새 한 마리가 죽고, 욕실에서 넘어지고,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이었나? 남편이 정말로 나를 어쩌려고 했던 것일까? 아니야. 아닐 거야.그러나 남편은 깊이 잠들어 있었다. 그러면 그 발자국 소리는 누구였단 말인가? 나는 무서웠지만, 그때까지만 해도 상황을 깊이 생각해 않았다. 나는 멍하니 그냥 잠들어 버렸다.나는 너무 놀라서 기절할 뻔 했다 절대, 절대 부엌의 물건을 침대만으로도 꽉 차는, 좁은 침실로까지 들이는 적은 없었다.남편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저 소리. 아아. 저 소리는 무엇일까. 귀를 떼어버리고 싶다. 저건. 저것 만은내 기억력이 그렇게 좋았던가? 아니,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. 그 대롱거리던 모가지의 감촉만은.남편이 나를 해칠 것이라 생각하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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